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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은 송기엽님과 이유미님이 지으셨고 2011년에 진선출판사가 발행한 책입니다. 이 책의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며 탄성이 절로 흘러 나와 주체를 할 수 없었습니다. 사진으로도 이 정도인데 실제로 본다면 참으로 놀랍고도 아름다운 꽃들일 것 같습니다. 

한편으론 이미 내 주위에 존재하고 있는 꽃들인데도 주위를 기울여 보지 않아 그 아름다움을 몰랐던 꽃들도 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식물의 꽃들이 다시 보이게 되었습니다. 

개성이 저마다 달라서 어느 꽃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약수 뜨러 산에 갈때면 요즘 같은 봄이면 여러 꽃들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앞으로 피어날 꽃들을 더욱 키를 낮춰 적극적으로 맞이해 볼 생각입니다. 

세상의 생명체의 다양성이 식물의 꽃들에서 펼쳐질 때 우리의 눈은 그 황홀함의 즐거움을 한껏 맛보게 됩니다. 자연의 식물을 더 배우고 알게 되길 바랍니다. 야생화의 청초하고 아름다운 꽃들을 통하여 황홀하고 다양한 자연의 세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꽃은 자손을 퍼뜨리려는 식물들의 의지의 표출이겠지요. 

그 식물의 꽃에 쏟는 정성과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막상 하나 하나 독특한 꽃들의 모습을 들여다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완벽함과 조화로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꽃들의 독특함이 그 우위를 가릴 순 없지만 유난히 인상적인 꽃들이 이 책에서 기억에 남습니다. 꽃을 통해 자연을 공부해 나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식물의 꽃의 세계는 무엇보다도 아름다움과 독특한 조화로움으로 인해 그 강렬함에 빠져들다보면 어느덧 자연의 세계에 깊이 우리를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책에 나오는 야생화들의 놀라움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감탄했던 꽃들 중에, 몇가지 특히 놀랍고 진귀하게 다가온 식물의 감상을 몇자 펼쳐봅니다.

 

아직 자연의 흔한 풀들조차 그 생김새도 미쳐 모르지만 이 책을 만나 야생화의 진귀한 아름다움을 통한 자연공부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삼백초를 보면서 자연의 막힘없는 기발하고 오묘한 변이들에 감탄하게 됩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꽃과 잎에 마치 흰 페인트가 식물에 잘못 칠해진 것같은 색이 펼쳐집니다. 자연의 이런 생각지 못한 온갖 변이들이 자연공부가 제게 주는 즐거움입니다. 

삼백초는 꽃잎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꽃잎이 없다보니 잎에 새하얀 흰 백색의 강렬함을 넣어 꽃잎 역할을 대신하게 한 것입니다. 곤충 눈에 띄게 하려는 발상으로 잎을 화사한 흰색으로 만들어 꽃역할을 대신하였습니다. 식물이라는 존재가 점점 제게 기발하며 지혜로운 존재감으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삼백초는 꽃, 잎, 뿌리가 희어서 삼백초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의 한 바닷가가 유일한 자생지라고 합니다. 습한 곳에서 자라며 귀한 약재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흰색의 페인트칠이 묻혀진 것 같은, 초록잎에 뚱딴지스럽게 입혀진 삼백초의 명료한 흰색부분은 그 어떤 꽃보다 제게 화사하고 강렬한 아름다움으로 뇌리에 남습니다. 꽃처럼 변신한 새하얀 잎들은 꽃이 수정되면 그 빛이 점점 연해진다고 합니다.

 

약모밀은 어성초란 이름으로 유명합니다. 이 식물 또한 꽃잎이라 여겼던 기관이 포라는 사실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어성초꽃은 너무나도 흰 꽃이 단아하고 청초하여 한눈에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하지만 어성초는 꽃잎이 없습니다. 

포라는 기관이 하얀 꽃잎처럼 바뀌어 그 역할을 대신한 것입니다. 식물들의 이런 변신들은 저를 놀라게 하지만 변신한 포라 할지언정 청초하고 조화로와 그 아름다움에 또 한번 놀라고 맙니다. 잎이 메밀과 비슷하면서 약이 되기에 약모밀로 불리우는 것입니다. 건강 식물로 어성초를 익히 많이 찾는 이유도 알 것 같습니다. 

이 풀이 있으면 벌레가 잘 끼지도 않고 벌레에 물려도 잎을 문지르면 가려움증이 가라앉는다고 합니다. 그 약효로서 많은 것을 베풀어 주는 것도 모자라 어성초의 포가 변신한 청초하고도 단아한 순백의 꽃은 제 마음까지 정화시켜줍니다. 참 고마운 풀들입니다.

 

야고라는 식물이 있다는 사실도 배우게 됩니다. 점점 기생식물들을 하나 둘씩 배워나갑니다. 야고는 억새밭에서 억새의 양분을 가로채어 살아가는 한해살이 기생식물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식물을 만나도 담담할 때도 됐으련만 저는 또 이 새로운 생각지 못한 기생식물 야고를 만나며 그 새롭고 신기함에 매료되고 맙니다. 기생식물은 초록이 없습니다. 기생하여 살아가므로 광합성을 하지 않기때문에 엽록소가 없습니다. 

당연지사 억새밭 사이의 야고 무리들의 색은 빛바랜 누런 빛을 띱니다. 그러나 그 빛바랜 길쭉한 꽃대 끝에 달린 하양과 보라가 어우러진 종모양의 꽃송이를 보면 정말 기이한 아름다움이 연상됩니다. 빛바랜 죽어가는 듯한 색의 줄기끝에 매달려 있는 생기있는 꽃송이라니 참 아이러니한 느낌을 풍기는 식물입니다. 

야고의 꽃무리를 보며 다시한번 자연의 다양성에 감탄하며 새로운 존재감을 가슴에 담습니다. 야고라는 기생식물에서 피어난 빛바랜 줄기끝의 이 꽃이 왠지 여느 꽃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요. 참 유난히도 어여쁘게 느껴집니다. 야고의 자생지는 제주도뿐이라고 합니다. 제 인생에 제주도에 있는 야고라는 식물을 만날 기회가 생길런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멋진 느낌의 꽃을 선사해준 식물은 큰천남성입니다. 여느 꽃들과 같은 하늘 하늘하고 여린 이미지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나름 참 멋있다는 느낌을 전해줍니다.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꽃에 대해선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꽃의 색감은 녹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모양도 무게감이 있으며 특별합니다. 꽃대 옆으로 3장의 잎이 모여 있는 잎에서 반질 반질 윤이 납니다. 

꽃색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는 색인 반면 그 꽃의 결실인 열매는 매우 화려한 색감을 자랑합니다. 나중에 밝은 빨간색으로 자리잡는 열매는 꽃과는 다르게 빨간색의 강렬함을 내뿜습니다. 독성이 있어 위험함을 그 빨간 열매가 알려주는 듯합니다. 녹색과 검정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꽃과는 반대로 강렬한 빨간 색상의 열매을 맺는 큰천남성은 제게 큰 반전의 재미를 선사해 줍니다. 식물 하나 하나가 제게는 경이로운 세계입니다.


 

털동자꽃의 진한 주홍빛도 제 가슴에 깊이 새겨집니다. 털동자꽃의 강렬한 주홍빛은 가운데가 움푹 패인 꽃잎의 모양과 함께 그 매력을 더합니다. 이름이 털동자꽃이라 왠지 소박할것 같지만 제게는 화려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꽃입니다. 여름에 우거진 숲에서 꽃을 피우는데 그 꽃잎의 주홍빛이 수풀 속에서 더 선연하게 다가올 것 같은 털동자꽃입니다.

 

새 한 마리가 날고 있는 듯한 해오라비 난초는 제게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끼게 합니다. 난초라는 식물들은 세상에서 꽃이 가장 진화된 식물이라고 합니다. 많은 꽃들이 제게 감탄을 자아 내게 하였는데 난초과 식물들에서 저는 또 한번 넋을 빼앗겨 버립니다. 

해오라비 난초 하나만 보더라도 저의 마음은 힐링되어 그 기분이 이루말 할 수 없게 좋아집니다. 기가막히도록 새 모양을 연상케 하는 꽃잎의 하늘 하늘한 아름다움에 입이 벌어집니다. 난초라는 식물들은 삶의 방식 또한 영악하다고 합니다. 꽃잎의 모양을 암벌의 모양으로 비슷하게 하여 수벌을 불러 들이기도 한답니다. 암벌의 향기나 촉감까지 모방한다고 하는데 가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꿀없이 꿀있는 꽃들의 모양을 모방하여 가루받이를 하는 난초도 있습니다. 난초과 식물은 가루형태의 꽃가루 대신 끈끈한 덩어리로 꽃가루를 만들어 곤충에 들러 붙게 하는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꽃가루의 유실이 덜하겠지요. 

난초들의 지능적인, 다른 식물들 보다 차별화된 삶의 방식을 볼 수록 오묘한 기분이 듭니다. 식물들이 예사롭지 않게 더욱 느껴지게 하는 난초들의 삶도 삶이지만 그 꽃잎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은 앞으로 저에게 있어 난초와의 사랑을 예견합니다. 많은 야생화의 아름다움 속에 빠지는, 화려함과 독특함에 취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별하고 특별한 꽃 중에 누린내풀이 기억에 남습니다. 꽃모양의 독특함은 제게 큰 유쾌함을 선사했습니다. 암술 수술이 위로 솟아올라 있는 모습과 남보라색 꽃잎이 납작한 각도로 붙어 있는 모습이 정말 개성이 넘치고 그 모양새의 신선함은 저를 미소짓게 합니다. 

그런데 모양과 달리 식물 전체에서는 이름처럼 이상한 냄새가 풍겨난다고 합니다. 

가히 꽃모양이나 그 향기의 독특함은 제게 커다란 신선미의 매력에 빠지게 합니다. 모든 꽃들을 하나 하나 들여다 보게 됩니다. 각자 개성들이 넘칩니다. 하나 하나 식물들을 알아가며 새친구들을 이 봄에 많이 만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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