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그리 시켰으며 또 속은 어이 비었는고. 저렇게 사계절 푸르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1587~1671)의 '오우가(五友歌)' 중. 조릿대는 대나무류로, 줄기와 잎(지상부)이 시들지 않고 말라죽지 않아 나무 성질을 띠기도 하고 한편, 빠르게 성장해 버리며 줄기가 더이상 두꺼워지지 않고 더이상 부피생장을 안 하는 풀의 성질(나이테 없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풀과 나무의 중간자쯤이라고 할까요. 조릿대는 추위에도 강하고 공해에도 강하지만 가뭄에는 약한 편이라고 하네요. 숲에서 큰나무 밑에서도 잘 자라는 반그늘성 식물이지만 양지도 좋아하고, 뿌리줄기가 땅속으로 번져나가면서 뿌리 마디에서 새순이 돋는 방법으로, 강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조릿..
식물이 크는 데 반드시 필요한 햇빛이 숲 아래쪽에 완전하게 내리기란 어려움이 있는데요, 큰 키나무와 중간 키, 또는 작은 키나무들 사이에서, 고작 키 1~2m의 땅달이 조릿대는 다른 식물들과 엇박의 생활주기를 지님으로써, 다른 식물들과 숲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였답니다. 대나무류인 조릿대는 대략 6~20년의 수명을 지닌 여러해살이 식물이지만, 일생에 오로지 한번만 꽃을 피운다고 해요. 성하면 언젠가는 쇠할 때가 오듯,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나면, 조릿대 군락의 부분 혹은 전반이 시들어 죽거나 눈에 띠게 쇠약해진다고 합니다. 꽃을 피우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다시피해서, 땅속 줄기에 축척해 왔던 양분을 다 써버려 끝내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지요. 아무튼 그렇게 귀하디 귀하게 얻어지는 결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