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식물이야기

목화다래, 목화솜, 목화꽃

White_harmony 2019. 11. 17. 14:52
반응형


시장길을 가다가 청초하고 예쁜 꽃을 만났어요. 바로 목화꽃이었답니다.


목화 흰꽃미색의 아름다운 목화꽃


크림색의 꽃을 한참을 바라보았어요. 꽃도 예쁘고 꽃받침은 또 얼마나 멋있던지. 넋 놓고 계속 쳐다보게 되더군요.



고대 유물의 금속 술잔이나 임금의 왕관 모양이 연상되는 화려한 꽃받침.


아마 목화 꽃받침을 보고 그 옛날 예술가들이 예술혼을 많이 불태웠으리란 생각이 은연 중 스쳐지나갔어요.



목화꽃받침불꽃 모양의 화려한 꽃받침



목화는 아욱과의 한해살이풀이랍니다.



8-9월, 계속 피었다 지는 목화꽃. 


하얀꽃이 다음 날이면 붉은빛으로 변하면서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는데


다양한 꽃색을 연출한다는 것, 꽃이 다음날 져버리는 사실도 모두 신기했답니다.



거두어들인 목화로부터 물레로 실을 잣다....


실 잣기가 끝나면 올라 앉아 무명 옷감을 짜던 베틀, 무명옷감으로 지은 한복,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목화솜의 무명이불....


전후 1950년대 시절,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추억의 소재들인데요, 


이제 오늘날 어떻게 보면 현대인들에게는 낯선 단어들이 되어버렸네요. 물레나 베틀은 물론 목화를 만나 볼 기회도 적네요.



저 역시 올해 아주 우연히 목화를 생전 처음 만났고, 


올해 처음 아름다운 목화꽃과 꽃만큼 아름다운 꽃받침, 단단하게 맺힌 목화다래, 


다시 꽃처럼 피어난 목화솜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감격해(?) 이 글을 쓰게 되었네요.



앞으로 솜으로 피어날 목화 다래 열매. 이 세상엔 참 먹을 것도 많습니다.


목화다래 안이 솜으로 들어 차 있냐 그것은 아니고 아주 새파랗고 어린 놈은 씨도 작고 제법 촉촉한 과육같이 느껴지는 것이, 


또 맛도 어느정도 달달함이 있는 것이 꽤 맛있는 편이라는 사실.



주의할 점은 먹음직스럽다고 다소 큰 파란 목화다래 열매를 따 먹었다간 


씨도 씹히고 텁텁하고, 쓴 솜 맛을 봐 버릴 수도 있다는 점이랍니다.



'이제 막 생긴 목화다래'를 요즘에는 먹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실제로 직접 따서 그 맛을 맛 볼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요?


아마도 어릴적 먹어본 사람이나 따서 먹을 수 있겠지 않나 싶네요. 요즘은 그저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경우가 많지요.



목화꽃 만개꽃이 지면 목화다래에서 목화솜이 다시 피어나요.



암튼 다음에 그 조그맣게 생긴 목화다래가 맺힌 것을 마주하게 된다면 (큰 거 말구요) 기회를 봐서 함 맛보시기 바랍니다.



목화 다래가 어느새 터져 새하얗게 달리는 솜방울.... 정말 꽃으로, 솜으로 두번 피어나네요.


요즘 꽃집을 지나칠 때면 드라이플라워 인테리어 소품, 꽃장식으로도 멋지게 진열되어 있던데.



솜이블로 사용할때는 목화솜은 일반솜처럼 수명이 짧지않고 매우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저 역시 어린시절, 안방에서 그 넓디 넓은 솜이불을 펼치고 앉아서


이불 호청을 한쪽 귀퉁이부터 장바늘로 차근차근 꿰매가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련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는 세대이기도 한데요,


넓고 두툼한 솜이불에 나의 작은 체구가 뛰어들어 얼굴을 묻고 푹 안기면 


쾌적하고 부드러운 감촉과 화학섬유 유연제향 같은 것은 전혀 없는 어떤 맑디 맑은 냄새로 기분도 쾌적하기 이를 데 없었지요.



예전에는 솜을 틀어주는 솜틀집이라는 곳도 여기저기 있어서


오래 사용해서 솜이 한쪽으로 뭉치고 한쪽에서 이불 안감이 따로 놀아 비어 있게 될쯤


솜틀집에 맡기면 다시 부피도 커지고 푹신 푹신한 새것같은 이불로 재탄생되어서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하지요.



목화하면 솜뿐만 아니라, 목화에서 얻어지는 무명실로 짠 무명천(광목, 면)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면천은 화학섬유보다는 마치 나의 피부같이 쉼 쉬듯 몸에 닿는 감촉이 참 좋은 것 같아요.


피부건강에도 좋아 요즘엔 다시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