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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많이 좋지 않았습니다. 관절염, 알레르기에 시달렸습니다. 치아가 거의 빠져 저작하기가 힘든 상태가 되었습니다. 일상 생활은 생기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매스컴에 빠져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몸이 피로감에 휩싸이는 시간이 많았고 잠을 많이 자게 되었습니다. 늘 이런 무기력한 나날이 반복되었습니다. 원인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자극적인 인스턴트 식품들을 탐닉해 갔던 것 같습니다. 무료한 일상과 무기력한 몸상태가 잘못된 것인지 조차 모르고 생활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어떤 다른 형태의 삶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알레르기 상태가 극에 달했습니다. 온몸에 굵은 큰 반점이 솟아 올라왔습니다. 연속되는 재채기와 알 수 없는 불안정한 몸 상태가 되었습니다.
직장은 나갈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이러한 통증으로 인하여 삶의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기쁜 일, 생기있는 관심사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무료한 일상에 통증까지 가세하기 시작하자, 삶의 회의감이 엄습해 왔습니다. 몸이 아픈것은 저를 의기소침하고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알길이 없었습니다.
일단 많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생각들이 뒤죽박죽 피어 올라 왔습니다. 직장생활도 쉬고, 외부생활을 거의 접고 혼자있는 시간을 늘렸던 것같습니다. 이런저런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냥 시골,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글이 제게 편안함을 주었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자연환경을 경험하기보다 인위적인 환경 속에서 주로 살아왔습니다. 인스턴트 식품과 화학물질이 노출된 환경에 익숙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인간은 자연환경에서 천성적으로 편안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아주 아주 오랜 세월을 오히려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인간의 몸은 자연환경에 맞고, 자연환경에 익숙해 있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자연책들을 읽어가면서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점차적으로 건강책도 접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쉬고, 멈추고, 거리감을 두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당시 최고의 처방전을 제 스스로에게 내렸던것 같습니다. 몸도 마찬가지고, 삶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간을 주고, 비우다 보면 자연은 스스로를 치유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스스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몸 속에 찌꺼기, 노폐물이 잔뜩 끼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자연 속에서의 경험을 통해 삶의 생기를 불어 넣으려고 하였습니다. 그 모든 것이 저절로 저절로 이루어졌습니다. 건강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제 몸에 독소가 넘쳐나고 노폐물이 심하게 쌓이자, 몸이 신호를 준 것이었습니다.
과하게 쌓여 있는 노폐물로 인하여 몸이 제 기능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란 뜻이 됩니다. 몸이 독소로부터 살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입니다.
그 살려고 하는 작용이 바로 저를 괴롭혔던 알레르기 현상이었던 것입니다. 겉으로는 통증에 시달리고, 저를 아프게 한 것이었지만 사실을 알고부터는 통증이 고마움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통증은, 바로 잘못된 삶으로 인해 몸에 독소가 넘쳐나, 더이상 방치하면 생명이 위협된다는 신호였던 것입니다. 그 당시 제 삶은 정말 안좋은 습관으로 넘쳐 있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밥먹듯이 인스턴트 식품과 청량음료에 탐닉해왔습니다. 공부한다는 핑계로 운동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습니다. 생활의 무료함을 자극적인 매스컴에 빠져 달랬습니다. 자연환경에서 활게치고, 햇빛 속에서 뛰어 노는 건강한 삶과는 아주 동떨어진 인생이었습니다. 급기야 몸이 제게 신호를 준 것입니다.
이제는 몸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점차 몸을 중요시하게 되었습니다. 몸을 알고, 몸을 따랐을 뿐인데 저의 삶은 이전과는 많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몸은 대자연에 익숙해 있다는 말이 맞나봅니다.
저는 물 만난 고기처럼 아주 자연스럽고, 빠르게 자연과 교감해 나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자연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왔습니다. 자연을 몰랐습니다. 하지만 자연이 전혀 낮설지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늑하고, 편안하고, 자연의 세계가 익숙하게 다가왔습니다. 시골에서 생활하는 경험도 갖게 되었습니다. 난생처음 평화로움도 느꼈습니다. 자연을 알면 알수록 건강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들이나 산에 자라는 산야초들을 하나 하나 알아가고 있습니다. 학교 공부와 달리, 진정한 앎은 자연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자연을 들여다 보면 볼수록, 참 신기하고 오묘했습니다.
식물의 세상을 알아가면서 흥미로운 자연의 생태계를 느꼈습니다. 늘 곁에 있어 흔하게 취급받는 풀 한 포기, 한 포기가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풀 한포기라 할 지언정, 대자연의 엄격함과 공평함 속에서, 다른 식물들과 공생하고 경쟁하며, 꿋꿋하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생기있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결코 자연과 동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몸의 독소를 제거한다는 디톡스의 개념은 대자연을 온몸으로부터 받아드리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알면 보이고, 배우면 느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자연 속으로 들어가야 함을 느낌니다. 자연의 생태를 알아 갈수록, 경이롭고 신비하며, 역동적인 기운을 얻습니다. 식물들을 알아 갈수록 진정한 미네랄을 알게되고, 미식가가 되는 느낌입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은,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준다는 점입니다.
식물은 바로 우리의 몸이기도 합니다. 햇볕으로 식물은 광합성을 합니다. 빛과 물, 이산화탄소로 광합성을 하여 양분을 스스로 만들어 살아갑니다. 우리는 그 식물을 먹고 삽니다.
바로 우리는 햇볕을 먹는 셈이 되며, 식물과 하나인 것입니다. 식물은 그 꽃의 아름다움으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뿐만 아니라, 각각의 식물들이 내뿜는 방어물질들은 때로 인간에게 약이되기도 합니다.
하나의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와 연결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식물도 벌과 나비, 새들의 도움으로 열매를 맺고 자손을 퍼뜨립니다.서로 서로 맞물려 있는 대자연의 이치를 깨닫습니다. 자연은 곧 우리들 자신임을 알게 됩니다.
자연을 구체적으로 사실적으로 들여다 보고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생깁니다. 자연에는 많은 이야기 있음을 새삼 알게 됩니다. 소나무는 뿌리에서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방해 물질을 만듭니다.
소나무 주위는 다른 풀들이 자라지 못합니다. 식물은 움지이지 못합니다. 하지만 종자를 통하여 멀리 이동하여 자손을 퍼뜨립니다. 씨앗에 솜털이 달려 바람을 타고 멀리 이동합니다. 한편 '도둑놈의 갈고리'같은 식물의 종자는 가시돌기가 있어 지나가는 동물의 털에 쉽게 달라 붙습니다. 가시돌기가 있는 씨앗은 동물에 의해 먼 거리를 이동하게 됩니다.
산에는 먹음직스러운 산열매들이 많습니다.
달고 맛있는 과육을 새들이 먹습니다. 열매 과육의 씨앗은 새의 배설물과 함께 땅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새나 짐승은 열매를 먹고, 식물의 종자는 배설물을 이용해 멀리 자손을 퍼뜨립니다.
햇빛은 식물이 스스로의 양분을 만들게하는 중요한 에너지 자원입니다. 모든 식물들은 빛에 민감합니다. 자귀나무의 경우, 밤이나 비가오면 잎을 닫은 채 잠을 잡니다.
괭이밥은 밤이 되면 잎을 닫아 열의 발산을 막고, 수분 손실을 방지합니다. 식물들은 대부분 털은 가지고 있습니다. 털은 수분 증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한겨울에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일부 식물의 털은 유독 물질을 분비해서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삼기도 합니다.
식물은 독성물질을 만들어 자신을 방어하는 데 사용합니다. 식물의 이런 방어물질들은 때로 사람들에게 약으로 이용됩니다. 양귀비의 모르핀 성분은 강력한 환각제 역할을 합니다.
천남성은 그 독성이 약재로 쓰입니다. 둥글레의 뿌리에 약성분이 있습니다. 식물의 보호물질인 독성분을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커피 역시 카페인 성분을 커피나무가 만들어 낸 것입니다.
담배의 니코틴도 식물의 방어 물질입니다. 식물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시를 가지고 있습니다. 열매를 지키기 위해 밤송이에게는 무시무시한 가시가 있습니다. 음나무나, 두릅나무 줄기에도 사나운 가시가 있습니다.
풀들의 세계도 많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닭의 벼슬을 닮아 '달개비'라고 불리는 풀이 있습니다. 닭의 장풀이라고도 불리는 이 풀은 아침에 피었다가 한나절이면 꽃이 시듭니다.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합니다.
곱띠 고운 푸른 색깔의 잎은 염색을 하는데 이용합니다. 제비꽃은 오랑캐가 몰려올 때마다 핀다고 오랑캐꽃이라고도 합니다. 그 종류도 많습니다. 어린 잎은 나물로 무쳐 먹습니다. 우리나라에 약 40종이나 된다고 합니다.
뱀뱁이라는 쇠뜨기는 농부들에게 미움을 받는 풀이지만 야생초 요리에 쓰입니다.
냉이는 겨울 동안에도 잎을 그냥 둔 채 겨울을 납니다. 봄에 누구보다도 먼저 꽃을 피울 수 있기때문입니다. 춥고 혹독한 겨울 속에서도 푸름을 잃지 않는 냉이는 그 맛과 향이 뛰어납니다.
질경이는 길가 사람들에게 밟히기 쉬운 길에서 잘 자랍니다.
강한 실줄기가 있어 밟혀도 찢기지 않습니다. 질경이의 씨앗은 사람이나 동물 털에 붙어 멀리 이동합니다.
괭이밥은 꼬투리가 발사 장치 비슷하게 작동하여, 겉껍질이 터지면서 씨앗이 사방 팔방으로 날아갑니다. 괭이밥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위해, 해가지면 꽃과 잎을 닫습니다. 쇠비름은 맛이 비름과 비슷하여 이름이 쇠비름입니다.
식용이며, 쇠비름의 끈적이는 물질로 인해 먹으면 미끌 미끌합니다.
쇠비름은 늘 푸름을 잃지 않는 강한 생명력을 보입니다. 한여름 뙤약볕에서도 좀처럼 죽지 않습니다. 가뭄때 사람들에게 귀중한 먹거리가 되어주기도 했답니다. 두툼한 입은 수분의 증발을 막아줍니다.
땅빈대의 전략은 납작하게 엎드려 밟혀도 꺾이거나 부러지는 일이 없게하는 것입니다.
땅빈대가 사는 곳은 다른 풀들이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밟히기 좋은 곳입니다. 경쟁 상대가 없습니다. 땅바닥을 기면서도 햇살을 충분이 누리고 살아갑니다. 꽃가루받이는 나비나 벌이 아니라 자신처럼 땅바닥을 기어다니는 개미가 해줍니다. 상대가 개미라서 땅빈대의 꽃은 매우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땅에 바짝 엎드리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영위해갑니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남으로서 여유있고 풍요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땅빈대의 지혜를 배워봅니다. 반하(끼무릇)는 구역질을 멈추는 약으로 쓰입니다. 반하는 썩은 고기와 같은 특수한 냄새로 파리를 불러드립니다.
파리를 가루받이 매개체로 이용합니다. 파리가 냄새에 취해 들어가다 꽃내부에 갇힙니다. 탈출 후에 꽃가루가 파리 몸에 잔뜩 붙어 있게 됩니다.
큰달맞이 꽃은 해가 저물기를 기다렸다가 어두워지면 일제히 꽃을 피웁니다.
어둠 속에서 핀 달맞이꽃은 산뜻함을 줍니다. 낮에는 경쟁이 심합니다.
큰 달맞이꽃은 참새나방이라는 나방이 꽃가루룰 옮겨줍니다. 노란 색은 밤에 잘 띄는 색깔입니다.
강한 향기도 내뿜습니다. 참새나방을 유혹하기 위해 큰 달맞이 꽃은 온 힘을 다합니다.
꽃가루는 '끈기 있는 실'로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한꺼번에 참새나방에게 꽃가루를 실어 보내려는 달맞이꽃의 책략입니다. 칡은 번식력이 대단한 덩굴식물입니다. 순식간에 주변 숲을 덮어버립니다.
굵은 뿌리를 가진 칡은 그 뿌리에 다량의 에너지를 축척해 무서운 속도로 자라는 것입니다.
식용으로나 여러 방면으로나 쓰임이 좋습니다.
칡뿌리는 분말을 만들어 음식 재료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섬유질이 많은 칡덩굴은 나뭇단을 묶는 끈으로 사용합니다. 다양하고도 유용한 방법으로 인간 생활에 큰 도움을 줍니다. 꽃향기는 뛰어나 차를 만들기도 합니다.
쑥은 쑥떡의 재료로 사용하는 친숙한 풀입니다.
쑥 잎의 뒷면은 털이 촘촘하게 나있습니다. 쑥떡에 쑥을 넣는 것은 이 털이 쌀과 얽혀서 찰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또 털에는 초성분이 있습니다. 쑥뜸은 이 털을 모은 것을 이용합니다.
천천히 오랜 시간 타들어 가는 것은 뜸쑥의 초성분 때문입니다. 쑥은 황야에서 잘 자랍니다. 강한 향기로 황야의 벌레들을 퇴치합니다. 새삼은 뿌리도 없고 잎도 없는 기생식물입니다. 엽록소도 없고 스스로 광합성을 하지 않습니다.
겨우살이는 기생식물이지만 가지와 잎을 가집니다. 양분이나 물을 가로채며 다른 식물에 기생합니다. 하지만 새삼은 뿌리나 잎까지 버렸습니다. 완벽한 기생식물인 셈입니다.
핑크빛이 도는 개여뀌의 이삭을 보면 실제로 꽃이 불과 얼마 안됩니다.
시든 꽃이거나 피지않은 꽃망울들이 주를 이룹니다. 나비, 벌을 유인하기 위해 시든 꽃도 피지 않은 꽃망울도 핑크색으로 물들여 놓은 것입니다. 사실 개여뀌의 꽃에는 꽃잎이 없습니다. 꽃받침입니다. 늘 꽃받침으로 핑크색을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고마리는 습한 곳에 무리를 지어 자라며 메밀과 비슷한 열매를 맺습니다.
기근 때 구황식물로 이용되었답니다. 메밀과 비슷한 작은 열매를 맺습니다. 고마리 줄기에는 아래로 굽은 가시가 있습니다. 이 가시로 동물의 몸에 붙어서 활동영역을 넓혀갑니다.
갈대는 무리지어 자랍니다. 갈대 줄기는 속이 비어 있습니다. 강풍 속에도 휠 수 있어서 걱정이 없습니다. 물가의 거친 물살과 강풍에 견딜 수 있도록 키가 크면서도 가벼운 몸 만들어냅니다. 갈대 줄기는 가볍고 튼튼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발의 재료로 사용합니다.
풀들의 세계는 알수록 많은 놀라움을 줍니다. 무심히 지나친 풀 들이 다시 보입니다. 자기 삶을 전략적으로 개척해나가는 당당한 하나의 생명체로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식물들의 삶은 제 자신을 돌아 보게 합니다.
각자 자기만의 개성으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식물들을 보면서 그 강인함에 큰 감동을 받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어느 것하나 빠짐없이 삶을 더욱 나아지게 하려는 강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음을 느낍니다.
식물들을, 자연을 받아들이고 느끼며 교감하고 싶어집니다. 자연과 나는 하나 임을 느낍니다.
저의 통증들은 모두 자연과 멀어진 데서 온 증상들이었습니다. 삶의 치유, 삶의 디톡스, 삶의 건강은 '자연'과 다르지않습니다. '자연'이 해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