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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분들은 길에서도 견과류를 잘 먹는 모습을 보는데요,


맑고 담백한 맛을 알고 먹을 줄 알아서 자극적인 가공식품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겠구나 싶었어요.


우리도 오독오독 씹히고 견과류이면서도 깔끔하고 고소한 맛의 '개암'을 간식으로 먹어봐요.



옛 산골아이들도 그랬답니다.


늦여름에 소 풀 먹이러 갔다가 소줄 길게 풀어놓고 친구들과 산에서 앞다퉈 깨금을 따먹고 놀았다.... (개암을 '깨끔'이라고 불렀다)


잎 뒤에 지키고 있는 쐐기에 쏘여 


피부가 따갑고 부풀어 오르면서도 깨금을 따먹었고,


깨물면 속이 빈 것이 많았지만 알이 찬 건 무척 고소했었다....



깨금을 돌로 찧어 깨려다가 깨금은 커녕 손가락만 찧기도 했다는....


간접적으로 듣는 옛 추억들.



젊은 사람들은 그 이름조차 전래동화에서나 겨우 들었을 뿐인 개암.


그 맑은 산열매와 직접 조우하며 지냈던, 맑고 순수한 추억을 가슴에 간직하며 살아가시는 분들이 한편 부럽기도 하네요.



아주 야무져서 '딱' 깨무는 소리에 도깨비들도 놀라 도망갔다는 '개암'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전국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 비교적 흔히 무리지어 자라는 자작나무과의 작은키나무로,


서양 이름은 '헤이즐넛(hazelnut)'. (제빵, 커피, 초콜릿에 넣어 사용)



옛부터 구황 먹을거리나 한방에서는 '진자(榛子)'라 하여 약용식물로 귀하게 여겨왔다고 해요.



옛 기록에는 개암에 대해,


위와 장을 튼튼히 하며, 기력을 돋우어 몸 전체에 힘이나게 하고,


눈을 밝게 하고, 오랫동안 배고프지 않게 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개보본초], 북한 [동의학사전])



영양적 가치도 높아,


불포화 지방산, 단백질, 소화가 잘 되는 탄수화물 뿐 아니라, 특히 칼슘, 비타민류(비타민E) 등도 풍부하여


뼈 건강, 어린이 성장발육, 성인병 예방 등에 좋은 효능을 보인다고 합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암 억제 효능)



개암을 밤과 함께 제사상에 올리거나 한해 평안을 기원하는 정월 대보름의 부럼.



생으로 먹거나 살짝 구워먹는 것은 물론, 개암죽(진자죽), 간장에 오랫동안 재어둔 개암장, 개암사탕 등을 만들어 먹었고, 


기름을 내어 고급 식용류로도 이용했었다고 하지요.



개암나무는 아주 이른 봄, 잎보다 꽃이 훨씬 먼저 피는데요,


3월, 가지 끝에 노란 가루를 묻힌 긴 수꽃이삭이 귀걸이 처럼 매달려 꽃샘바람에 흔들리걸랑 그건 개암나무인 줄 아세요.



개암 어린잎일 때는 가운데 붉은 반점이 있다가 없어지는데요,


잎 끝이 뜯겨나간 듯하고, 마치 뿔난 도깨비같은 독특한 잎.... 금방 알아 볼 수 있을 거예요.



개암나무는 한 나무에 암꽃, 숫꽃이 함께 피어나요.


무심코 지나갔다간 예쁘게 붉은 꽃술을 내미는 작은 암꽃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답니다.



개암은 그렇게 넓고 아늑한 포에 귀하게 감싸여, 자신의 소중한 것을 위해 그 속을 단단히 채워나간답니다.


개암효능영양성분이 풍부한 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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