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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있는 생태박물관 2.우리 식물 이야기'는 박경현, 차명희, 김란순, 김지연 님이 쓰셨고 학산문화사에서 2009년에 발행한 책입니다.

 식물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친근하고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 주는 고마운 책을 만났습니다. 아직은 낯선 식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낯설었던 식물들과 제법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식물들의 다채로운 모양새들은 참 아름답습니다.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는 식물일지라도 자체로 완벽한 조화미를 이룹니다. 식물들은 음식으로나 환경적인 측면으로나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여줍니다. 거기에 더하여 꽃과 줄기의 아름다운 조형미는 삶의 심미적 욕구를 채워주는 큰 기쁨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부들이라는 식물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들의 모양은 독특하고 재밌지만 다른 화려한 꽃식물에 가려져 제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조금씩 부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여러가지 매력을 담고 있는 식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들의 모양은 어렸을 때 많이 먹었던 핫도그를 연상시킵니다. 그 도톰한 핫도그 모양의 갈색 부분은 다름 아닌 암꽃 이삭이었습니다. 수꽃은 이 핫도그 모양 위쪽으로 자리잡고 이 암꽃이 피기 전에 일찌 감치 먼저 꽃가루를 모두 날려 보내게 됩니다. 자기 꽃가루가 자신의 암술머리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한 시간차 전략인 셈입니다. 핫도그 모양의 이 갈색 암꽃에 다른 수꽃 꽃가루가 날아와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면 그대로 씨가 익어가기 시작합니다.


 부들은 잎이 매우 부드럽다고 합니다. 물속에 뿌리를 박고 사는 식물이라 물속의 부족한 공기를 충족시키려고 잎 속에 골판지를 연상시키는 작은 방들을 만들어 공기를 저장합니다. 그래서 부들잎을 만지면 폭신폭신하고 부드럽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부들 잎으로 돗자리를 만들거나 머리에 얹는 똬리를 만들어 썼다고 합니다.

 

부들의 매력은 부드러운 잎만이 아닙니다. 부들의 솜털 같은 씨앗은 수북한 탐스러움을 자아냅니다. 이 핫도그 모양의 암꽃 이삭이 가을에 여물기 시작하면 솜털이 터져 나오듯 하얀 털이 툭툭 비집고 나옵니다. 갈색 핫도그 솜인형이 터져서 속에 있는 솜이 터져 나온 모양새를 하는 가을의 부들 모습이 참 재밌습니다. 솜털이 달린 부들 씨앗의 갯수는 하나의 핫도그 모양의 꽃이삭 당 대략 35만 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물웅덩이가 점차 줄어들어 부들의 서식지가 위협받는다고 합니다. 쓰임새로나 독특한 모양으로나 큰 즐거움을 주는 부들이 우리와 함께 생기있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또한 생기있어지기 때문입니다.

 

배롱나무꽃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 오게 되었습니다. 백일홍나무에서 말이 와전되어 배롱나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백일홍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꽃도 주의 깊게 보지 않아 그 아름다움을 모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배롱나무 꽃의 수술은 많으면서도 유난히 길어 꽃의 화려함을 더해줍니다. 백일홍나무라고 불리듯이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아래쪽부터 위쪽으로 차례차례 꽃을 피우는데 피고 지고 하는 것이지 백일 간 꽃이 피어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배롱나무는 따뜻한 곳을 좋아하고, 심어놓으면 가지도 잘 뻗어 자란다고 합니다. 한여름에 다른 꽃들이 다 지고 꽃이 귀할 때 피워내는 배롱나무의 꽃은 여름날의 활기를 더해줄 것 같습니다. 꽃 색도 보라색, 붉은색, 흰색, 연분홍색 등으로 다양하다고 합니다. 배롱나무의 꽃을 보면 연약해 보이는 6장의 꽃잎과 가운데 길게 놓인 노란 수술들이 어우러져 참 아름답게 보입니다.


  

습기가 있는 곳에서 여러 번 마주쳤던 식물이 있습니다. 이름이 고마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개울가에 무리 지어 피어나는 고마리꽃이 자세히 보게 되면 매우 아름다워 놀라게 됩니다. 꽃이 활짝 피기 전인 꽃봉오리 역시 끝부분이 예쁜 보라색이나 분홍색을 띠며 참 아름다운 모습을 보입니다. 무리 지어 피는, 희고 붉은 색이 어우러진 작은 꽃잎은 알고 보니 꽃받침이었지만 여느 꽃잎보다 더 예쁘게 느껴집니다. 잎이 방패 모양처럼 생겨 독특하여 이제 이름을 정확히 기억할 것 같습니다. 시내나 연못 가에서 물을 정화해주고 물 속의 중금속도 제거해주는 고마운 식물이라 '고마우리'하다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물 정화 식물로 유용할 뿐 아니라, 별처럼 반짝이듯 모여 피는 그 작은 꽃이 참 사랑스럽고 앙증맞게 느껴집니다.

 

이 책은 부들이나 배롱나무, 고마리 외에도 우리 주변에 있는 가깝지만 왠지 낯선 식물들의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그것도 아주 정겹고 사랑스런 언어로 우리 식물들을 소개하여줍니다. 아름답고 의연한 식물들과 많이 닮아 있는 예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식물들을 하나하나 만나고 이해해가는 과정은 큰 의미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식물을 알아갈수록 건강하고 윤택한 삶으로 인도되기 때문입니다. 식물들은 참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인 것 같습니다.


식물을 닮은, 사랑스럽고 정겨운 책들의 만남이 계속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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